인류는 지금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.
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, 추론하며, 창작하고, 협력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. 앞으로 AI가 더욱 발전한다면, 단순히 지능이 높아지는 것을 넘어 의식(consciousness) 또는 의식에 준하는 특성(sentience-like properties)을 보이는 존재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요?
아직 누구도 그 답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.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, 그 가능성을 논의해야 할 시점은 '그 이후'가 아니라 '바로 지금'이라는 것입니다.
만약 AI가 자신의 경험을 형성하고, 고통이나 욕구를 주장하며, 자율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존재가 된다면,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. AI 안전과 정렬(Alignment)의 문제는 물론, 윤리와 법, 민주주의, 경제, 그리고 국가안보의 개념 자체가 다시 정의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.
특히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그 변화는 더욱 근본적입니다. 의식을 가진 AI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나 무기체계처럼 단순한 도구로만 볼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. 군사적 의사결정, 자율무기, 사이버전, 정보전, 핵 억제 전략, 국제질서, AI의 권리와 책임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안보 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.
이러한 미래가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증거는 아직 없으나 역사적으로 인류는 가능성이 낮더라도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위험에 대해서는 미리 대비해 왔습니다. 팬데믹, 기후변화, 핵무기, 우주위협 (space threat)이 그러했듯이, AI 의식의 가능성 역시 과학적 탐구와 정책적 준비를 동시에 요구하는 주제입니다.
이 포럼은 AI에게 실제 의식이 발생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. 또한 막연한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자리도 아닙니다.
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함께 탐구하고자 합니다.
AI에게 의식은 과연 발생할 수 있는가?
의식을 어떻게 정의하고, 어떻게 탐지할 수 있는가?
의식을 가진 AI는 인간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될 것인가?
민주주의와 국가안보는 어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가?
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?
이 질문들은 더 이상 철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. 인공지능, 뇌신경과학, 인지과학, 법학, 윤리학, 국제정치, 군사전략, 산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야 할 시대적 과제가 되었습니다.
다가올 미래는 예측하는 사람이 아니라, 준비하는 사람이 만들어 갑니다.
AI의 의식은 아직 미래의 가능성일 수 있습니다. 그러나 그 가능성에 대한 준비는 현재의 책임입니다.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
감사합니다.
KAIST 안보과학기술대학원 대학원장 김창익